2025-04-07
최근 일부 언론과 기성 로펌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신생 로펌들에게 ‘네트워크 로펌’이라는 딱지를 붙여 부정적 인식을 유도하고 있다. 신생 로펌은 기성 로펌에 비해 자본력은 부족할지라도 혁신에 대한 갈망과 이를 실행하는 실천력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이러한 ‘프레임’을 통해 성장하는 로펌을 견제하고 본질을 왜곡하려는 시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다수의 분사무소 운영 △디지털 마케팅 중심의 고객 접근 전략 △효율적인 사건 처리 시스템 등 전략은 각 로펌이 추구하는 철학과 운영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하나의 틀로 묶어 획일화하는 것은 ‘미래 법률 서비스’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법률 시스템이 고객을 중심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다.
필자가 초년 변호사였던 시절이다. 법정 복도에서 의뢰인이 울고 있었다. ‘패소했나?’라고 유심히 들여다보니 재판은 시작도 안했다. 하지만 이윽고 괴성이 들렸다. 이 바닥에서 꽤 유명한 변호사가 의뢰인을 향해 호통을 치고 있던 것이었다. 비용을 지불하고 법률서비스를 의뢰한 고객이 되레 질책받는 모습을 보며 국내 법률시장의 후진성과 권위주의를 실감했다. 그 때 처음 법률서비스에서 고객이 서비스의 주체가 되야한다고 느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법무법인 대륜은 ‘고객 중심 법률서비스’를 핵심 철학으로 삼고 있다. 대다수 기성 로펌은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지역 고객을 서울로 오게 만든다. 반면 대륜은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생활권 가까이에 사무소를 둔다. 수임 이후에도 고객관리팀이 만족도와 소통 수준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며, 필요 시 담당 변호사를 교체하고 환불도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런 프로세스는 일본의 대형 로펌 역시 벤치마킹하고자 할 정도로 주목받았다.
변화의 또 다른 핵심은 마케팅 방식이다. 불과 몇 년 전 까지 법률시장은 그 어디보다 폐쇄적으로 운영됐다. 어떤 법률 정보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가족 친지를 동원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그만큼 이 시장은 사법 브로커를 중심으로 ‘깜깜이 운영’이 당연시 됐다. 이는 결국 고객에게 과도한 수임료가 전가되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는 이 같은 방식을 청산하고 정보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을 주된 방식으로 삼았다. 홈페이지만 훑어 보더라도 형량과 쟁점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결국 광고 시장 과열로 이어졌고, 높은 광고 비용은 다시금 고객 부담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글로벌 로펌의 사건 처리 시스템은 병원 진료 체계와 유사하다. △상담 △ 서면작성 △재판 출석 등 각각의 단계에 맞춰 전문 인력이 배치되어 업무의 효율성과 품질을 높인다. 핵심은 이 분업이 무책임으로 흐르지 않도록 총괄 책임자가 중심을 잡고, 각 단계가 긴밀히 협업하는 구조를 갖추는 데 있다. 국내에서 드물게 단일 원펌(One Firm) 체계를 운영하는 것도 전략의 일관성과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서다. 전관 변호사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이들 역시 이 구조하에서 재판 출석과 전략 자문 등 사건 처리 전반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
더불어 △AI 법률 서비스 개발 △고객 서비스 고도화 △ 글로벌 진출 등 제도적 혁신에 아낌없이 재투자한다. 법률서비스는 이제 전문가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조의 규모나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철학을 기반으로 작동하는가이다. 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으며, 대륜은 실천으로 이에 응답할 것이다.
박동일 대표변호사(법무법인 대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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